콘텐츠 바로가기

주요뉴스

美국채마저 추락… 채권개미, 장기채 저가매수 베팅

파이낸셜뉴스 2025.04.14 18:19 댓글 0

트럼프 상호관세 발표 직후
10년물 금리 4.495%로 급등
중국 대량 매도 가능성도 제기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에 미국 국채 금리가 일주일 사이 최대 폭으로 치솟으면서(채권 값 폭락) 미국 채권 개미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미국 장기채 시장 변동을 두고 투자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8p 오른 4.495%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20일(4.5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달 4일까지만 해도 10년물 금리는 3.99%까지 내려간 바 있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만 해도 안전자산으로 투자 심리가 옮겨가면서 채권 매수세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만에 0.5%p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2001년 11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 폭이다.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의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뜻한다.

국채 금리가 단기간 급등한 배경으로 증권가에서는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반등 및 미국 재정적자 우려가 확산된 결과로 보고 있다. 여기에 9일(현지시간) 미 행정부가 갑작스레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미 국채 금리 변동성을 재차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미국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우 전쟁으로 미국이 고물가 시대에 진입했던 지난 2022년 당시 고점 수준을 넘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미 국채 금리 급등 현상을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중국 등 해외 보유국들이 미 국채를 매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 전쟁 하에서 중국이 미국채 매도를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실제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는 지난 2010년대 초반 1조40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까지 7000억달러로 절반가량 줄여오기도 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해 125% 관세 맞불을 놓는 상황에서, 미 채권시장의 유동성 위기를 가장 좋아할 주체도 중국"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발 변동성을 피해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를 순매수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금리 급등 여파로 단기적으로는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 투자자의 미 국채 순매수액은 27억9016만달러(약 4조8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21억7008만달러) 대비 28% 늘었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이 잡히는 대로 미 국채 금리가 재차 하락할 것으로 기대한 국내 투자자들이 미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지속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최근 일주일 간(4월 7~11일)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254억원,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합성H)'를 20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기간 국내 채권형 ETF 중 개인 투자자 순매수 1, 2위 규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 모두 최근 금리 상승에 대해 주의를 갖고 모니터링을 하는 만큼 금리 상승은 미 국채 장기물의 매수 기회"라며 "재차 금리가 상승할 경우 연준이 양적 긴축(QT)을 조기 종료하고 유동성 공급을 통해 채권 금리를 안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