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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이다" 강조한 김문수, 국힘 내부 "당원 여론 무시하나"

파이낸셜뉴스 2025.05.09 06:00 댓글 0

김문수, 관훈토론회서 강조
"선거에 관한한 제가 당이다"
국힘 내부 "金, 당원 여론 가볍게 본다는 것"
당원 약 87%, 후보등록 마감 전 단일화 응답
"김 후보, 기호 2번을 자신의 것이라 착각"
"민심 인질 삼고 자기 정치 거래하고 있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조속한 단일화 입장을 번복한 것을 놓고 국민의힘 일각에선 "기호 2번의 무게를 가볍게 보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내가 당이다"란 인식을 드러낸 김 후보가 90%에 가까운 당원들이 대선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 이전에 단일화 해야한다고 응답한 것을 너무 쉽게 일축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대선 경선 당시 본지와 인터뷰에서도 "오는 10일 이전에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던 김 후보가 정작 후보 선출 뒤 단일화 시기를 늦추고 있어 이같은 추세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당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후보는 9일 예정된 대구와 부산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자신의 반발에도 진행된 한 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에 대응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날 김 후보가 관훈토론회에서 "당이란 것은 선거에 관한한 제가 당이다"라면서 "제가 우선권을 가지고 있어서 저와 (단일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본인을 '당'이라고 생각하는 인식 자체가 당원들의 여론을 무겁게 보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란 지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문수 후보가 말했던 단일화가 무엇인가. 결국 무조건 본인이 이기도록 만들기 위한 단일화를 말하는 것인가"라면서 "다음 주에 단일화를 했을 때 만일 한덕수 후보가 이긴다면 '기호 2번'은 사수도 못 하게 된다. 그러면 단일화된 후보에 대한 조직과 예산 지원도 어려워지는데 그건 지는 단일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호 2번'이란 것은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조기 대선 특성을 망각한 김 후보가 기호 2번을 자신의 것이라 착각하고 있다"면서 "당원들의 약 87%가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하라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시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여론조사를 비롯해 어떠한 방식이든 김 후보와 한 후보간 단일화를 후보 등록 전에 마쳐 '기호 2번'을 이길 수 있는 단일후보로 내야한다는 의견이 당 내부에서 압도적 여론으로 제기되면서 김 후보의 다음주 단일화 제안의 실효성을 비판하는 의견도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 후보는 경선 당시 "한덕수 권한대행(당시)이 대선 출마를 도전한다면 5월 10일이 후보자 등록일인 만큼 그 전에 단일화와 통합 작업을 완료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던 것을 번복했다는 논란까지 제기돼, 단일화에 대한 김 후보의 대응을 놓고 당내 우려와 비판 수위는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가 자신을 정당하게 선출된 대선후보라고 하지만 이와 별개로 말 바꾸기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한덕수 후보에게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면서 어떻게 이재명 후보를 상대하려는 것인가. 기호 2번의 무게를 너무 가볍게 보는 듯 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도 "대선에서 기호 2번은 개인의 방패도 아니고, 김 후보의 소유물이 아님을 김 후보는 정말 인식해야 한다"면서 "기호 2번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한 1300만 보수 유권자들의 절박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핵심관계자는 "지금 단일화를 지연시키는 것은 기호 2번에 실린 민심을 인질 삼고 자기 정치의 거래카드로 쓰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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