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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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포럼(SUIF)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순방 첫 행선지인 사우디에서 850조원짜리 선물 보따리를 받았다. 로이터 연합 |
중동 순방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엄청난 선물 보따리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로부터 6000억달러(약 850조원) 대미 투자를 포함해 미국의 대 사우디 수출, 양국 안보 협력 강화 등이 담긴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또 이란과 갈등을 끝내고 새로운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면서도 이란이 협력하지 않으면 석유 수출을 아예 ‘제로’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
사우디는 트럼프 방문에 맞춰 큰 선물 보따리를 준비했다.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미국에 사우디 시장을 개방하는 한편 사우디와 미국 간 안보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동 순방 첫날 사우디 리야드를 찾은 트럼프에게 사우디가 보낸 선물이다.
미 백악관은 트럼프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양국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12개 방산업체들이 사우디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420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사우디아람코, 미 정유공장에 34억달러 투자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사우디아람코도 트럼프 방문에 맞춰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내놨다.
아람코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포럼(SUIF)에서 미 텍사스주에 보유한 정유공장 확장에 34억달러(약 4조80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트럼프의 사우디 방문에 동행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이 참석했다.
이란에 당근과 채찍
A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SUIF 연설에서 이란에 화해를 제안했다.
트럼프는 “이란과 갈등을 끝내고 더 안정적인 세상을 위해 새로운 협력 체계를 구축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과 계속 갈등을 빚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대통령인 나는 항상 평화와 협력을 선호한다”면서 “그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언제든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렇지만 새 핵 협상이 실패해 이란과 협력 체계를 새로 구축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이란을 응징하겠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란 지도부가 ‘올리브 가지’를 거부하고 이웃 국가들을 계속 공격하면 우리는 이전처럼 최대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란의 석유수출이 ‘제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화해의 손짓인 올리브 가지를 거부한다면 채찍인 석유 수출 전면 중단에 맞닥뜨릴 것이란 경고다.
양국은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오만 중재로 모두 네 차례에 걸쳐 고위급 핵 협상을 벌였다. 양측 모두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어 협상 타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석유 수출 전면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볼 때 막판 걸림돌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의 중동 순방은 오는 16일까지 이어진다.
나흘 동안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잇달아 방문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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