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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웨이 반도체, 세계 어디서도 쓰면 안 돼”

파이낸셜뉴스 2025.05.15 04:22 댓글 0

[파이낸셜뉴스]
미국 상무부가 14일(현지시간)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어센드는 미 기술을 침해했기 때문에 세계 어느 곳, 어느 기업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5일 홍콩 이노엑스 페어에 화웨이 아틀라스 800 추론서버가 전시돼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 상무부가 14일(현지시간)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어센드는 미 기술을 침해했기 때문에 세계 어느 곳, 어느 기업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5일 홍콩 이노엑스 페어에 화웨이 아틀라스 800 추론서버가 전시돼 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성장세 견제에 나섰다.

화웨이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어센드(Ascend)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쓸 수 없다고 선언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첨단 AI 반도체 중국 수출을 통제하기 위해 도입한 ‘AI 확산 규정’을 철폐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는 중국 반도체 수출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14일(현지시간) 화웨이 어센드 반도체가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상무부 산하 산업보안국(BIS)은 이 화웨이 반도체를 사용하면 미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어서 형사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보안국은 화웨이의 어센드 반도체가 명백하게 미 기술을 토대로, 또는 미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산업보안국은 수출 통제를 담당하는 곳이다.

산업보안국은 이날 성명에서 외국 AI 반도체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로 했다면서 “화웨이 어센드 반도체는 세계 어느 곳에서 사용하든 미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한다”고 못 박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산업보안국이 새 규정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화웨이 반도체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미 수출 규정을 위반해 형사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킨검프의 수출통제 담당 베테랑 변호사 케빈 울프는 “이번 지침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화웨이가 설계한 첨단 AI 반도체를 사용하는 어떤 곳이나 누구라도 그저 사용한다는 것만으로도 미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보안국은 화웨이의 910B, 910C, 910D 어센드 반도체가 이 수출 통제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이미 중국 고객사들에 AI 반도체 ‘클러스터’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어센드 910C 반도체가 대량으로 들어가 있는 클러스터다.

화웨이는 어센드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이전 세대 AI 반도체인 A100 반도체보다 성능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시험에서는 어센드가 화웨이 주장대로 A100을 웃도는 성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화웨이가 여전히 엔비디아 AI 반도체 기술에는 수년 뒤져있기는 하지만 빠른 속도로 엔비디아를 추격하면서 미국이 바싹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웨이의 AI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를 구성하는 개별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에 비해 성능이 뒤처지지만 이를 여러 개 묶은 클러스터에서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클러스터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낸다고 FT는 설명했다.

화웨이는 주로 910B, 910C로 구성된 어센드 반도체들을 중국 기업들에 납품하고 있다.

당국의 압박 속에 중국 업체들이 엔비디아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화웨이 반도체로 갈아타고 있다.

미국은 중국 화웨이 반도체가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외국 시장까지 진출해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 반도체 업체들의 아성을 무너뜨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화웨이를 “전세계에서 가장 버거운 기술 업체 가운데 하나”라면서 미국도 이제 미 업체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미 상무부는 이런 호소를 받아들여 당초 15일부터 시행되기로 했던 바이든 전 행정부의 ‘AI 확산 규정’을 폐기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는 이 규정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나치게 관료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덕분에 엔비디아는 이날 주가가 4% 급등해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다시 꿰찼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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