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최저치 향하던 美 달러 일시 반등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달러 전망 여전히 어둡다고 평가
지난 4월 저점도 위험, 1년 뒤에 지금보다 약 9% 하락 가능성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과 감세 예산안으로 경기 침체 우려
신규 예산안에 포함된 해외 송금 할증 조치로 달러 흐름 막힐 수도  |
지난 2023년 7월 27일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즈 환전소에서 촬영된 미국 달러 지폐.로이터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향하던 미국 달러 가치가 3일(현지시간) 소폭 반등했으나 장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전문가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과 감세안에 따른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을 지적했으며, 달러 가치가 앞으로 1년 뒤에는 지금보다 9% 가까이 더 떨어진다는 예측도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전쟁이 앞으로 달러 가치 전망에 계속 부정적인 압력을 가한다고 진단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2일 98 초반까지 내려가며 약 3년 만에 가장 낮았던 지난 4월 21일 최저치(97.91)에 가까워졌으나, 3일 약 0.7% 상승해 99.3 인근에서 움직였다. 해당 지수는 1973년 3월 가치를 100으로 삼아 가치 변동을 평가한다.
미국 경제매체 FX스트리트는 달러지수가 3일 반등에도 불구하고 4월 최저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매튜 혼바흐 국제 거시전략 대표는 2일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앞으로 더 내려간다고 주장했다. 모건스탠리는 1년 뒤 달러 지수가 지금보다 약 9% 떨어진 91까지 내려간다고 추정했다. 달러지수는 이미 올해 들어 약 8.5% 추락했다. 이외에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모두 지난주 달러 가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달러 전망이 어두운 첫 번째 이유는 미국의 경제 전망이다.
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분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6%로 낮췄다. OECD는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인해 "관세를 높인 국가와 무역 비용 상승으로 미국 내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올해 미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8%에서 3.2%로 높여 잡았다.
같은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위험한 부채 수준을 지적하면서 정부가 갈수록 이자를 내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국 연방 정부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97.8%였으며 2029년에 107.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3일 출간한 책 '국가들이 파산하는 방식'에서 미국의 부채 상황을 심장병 환자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경제적 심장마비를 피할 수 있는 시기가 "2~4년 정도 남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걱정은 지난달 미국 하원을 통과한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 때문에 더욱 커지고 있다. 해당 법안은 대규모 소득·법인세 감세 조치를 포함해 재정 적자를 부풀릴 가능성이 높다. 현지 비영리 싱크탱크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는 문제의 예산안이 실현되면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34년 기준 125%까지 치솟는다고 내다봤다. 이미 미국 국채 가격은 불안한 재정 때문에 꾸준히 추락중이며, 모건스탠리의 혼바흐는 미국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투자를 피하면서 달러 가치가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NYT는 다만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이 기술적으로 달러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주장도 있다.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은 감세안 899조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내 보유 자산에 세금 부과를 언급했다. 또한 비(非)시민권자의 해외 송금에 3.5%의 추가 부담금을 부과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미국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모니카 게라 미국 정책 대표는 2일 보고서에서 해당 조항에 대해 "미국으로 들어가는 자본 유입을 잠재적으로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트럼프 정부가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담을 지우려 한다면 자본 유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특히 비시민권자의 송금 수수료가 핀테크(금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기업들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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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지수 추이> -그래프 시작점: 2025년 1월 1일 108.49 -그래프 종료점: 2025년 6월 3일 99.3 *자료:마켓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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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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