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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비상출동' 메시지 열어보니...간부자녀 축의금 계좌번호가 '황당'

파이낸셜뉴스 2025.06.12 05:21 댓글 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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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남지역 소방 간부들이 자녀들의 결혼 소식 등 개인적 경조사를 ‘긴급 메시지’ 형태로 직원들에 전달해 논란이다.

11일 전남소방본부와 순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순천소방서의 한 직원이 ‘전남소방본부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을 이용해 고위 간부 자녀의 결혼 소식을 약 4500명의 전 직원들에게 발송했다.

메시지에는 간부 자녀의 결혼식 일시, 장소, 축의금 계좌번호 등이 포함됐다. 같은 날 나주소방서의 한 간부도 자녀의 결혼식 일정을 발송했다.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은 화재, 재난, 소방대응 단계 발령 등 비상소집이 필요할 때 신속한 전파를 위해 구축된 시스템이다. 각 소방대원의 휴대전화로 긴급 상황이 직접 발송돼 현 상황과 대응 방식 등을 전파한다.

이같은 하루에 2명의 간부가 ‘긴급 메시지’ 형태로 자녀의 결혼 소식을 알리자 직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내부 게시판에는 “비상 시스템이 일반 알림으로 전락했다” "4500명 전 직원에게 경조사 알림을 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 등 비판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방대원은 “하위직원들은 지시에 따라 묵묵히 일하는데, 간부들은 단체 채팅방에 이어 비상 문자까지 보내며 본인 행사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논란이 일자 순천소방서는 내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다. 순천소방서는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을 통해 사적인 메시지가 전달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적 시스템 운영에 대해 더욱 엄격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소방관 #축의금 #계좌번호 #비상출동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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