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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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장밋빛 미래 비전에 대해 투자자들이 점점 회의적이 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회의 속에 테슬라는 올해 뉴욕 증시 사상 최고 행진 속에서도 주가가 20% 넘게 급락했다. 로이터 연합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대 자산으로 일컫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효용이 퇴색하고 있다.
테슬라 혁신의 상징이자 미래 비전 그 자체로 간주되던 머스크에게 투자자들이 점차 등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판에 그가 뛰어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공을 세운 뒤 주요 고객들이 등을 돌린 데 이어 이제는 투자자들마저 그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CNBC는 26일(현지시간) 테슬라 투자자들이 머스크가 제시하는 달콤한 미래에 대해 회의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에는 그의 장밋빛 전망이 투자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지만 지금은 투자자들에게서 회의적 반응이 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머스크가 점점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일삼던 양치기 소년이 되고 있다.
비전 제시에도 주가 폭락
머스크는 23일 장 마감 뒤 애널리스트들과 전화 실적 회의에서 조만간 테슬라 전기차는 자율주행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전기차 소유주들이 잠을 자는 동안 테슬라 전기차들이 자율주행으로 돌아다니며 돈을 벌어다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지난달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자율주행택시, 로보택시 서비스가 조만간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에는 미 인구 절반이 테슬라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말했다.
다만 그는 인허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미 2분기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예견된 터라 머스크의 이런 장밋빛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테슬라 주가는 다음날인 24일 8.2%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제시한 달콤한 비전보다 보조금 폐지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 저가 경쟁 전기차 부상, 머스크의 정치행보가 부른 미국과 유럽의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 추락 등에 집중했다.
문제는 실제 실적
캐너코드 제뉴이티는 테슬라 실적 발표 뒤 분석노트에서 비전도 좋지만 테슬라에 당장 필요한 것은 실적 전환이라고 못 박았다.
캐너코드는 로보택시, 로봇 등 미래 비전은 중요하다면서도 그렇다고 실적 성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캐너코드는 테슬라가 먼저 순익 확대를 실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도 장밋빛 전망과 달리 테슬라의 현실인 실적은 “지루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도 테슬라의 로보택시 역량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결론 냈다.
말만 앞서는 머스크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25일 테슬라가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이르면 주말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에서 로보택시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공수표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서 로보택시를 운행하기 위한 허가도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에서 로보택시에 승객을 태울 수 있는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머스크를 비롯한 테슬라 경영진은 테슬라가 샌프란시스코 외에 네바다, 애리조나, 플로리다 주 등에서 로보택시 운행 허가를 받으려 한다면서도 세부 내용은 함구했다.
이와 달리 로보택시 분야 선두 주자인 알파벳 산하 웨이모는 세력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알파벳은 올해 뉴욕과 필라델피아를 비롯해 미 10여개 도시에서 웨이모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공수표에 대해 시장은 단죄하고 있다.
나스닥 지수가 지난 주에만 1%, 올해 전체로는 9% 넘게 올랐지만 테슬라 주가는 22% 급락했다. M7 빅테크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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