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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故오요안나 모친, MBC 앞에서 단식 농성 돌입

파이낸셜뉴스 2025.09.09 05:34 댓글 0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의 어머니인 장연미 씨.   뉴스1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의 어머니인 장연미 씨.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어머니가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오요안나의 모친 장연미씨는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의 뜻을 받아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장씨는 “오요안나는 너무너무 살고 싶어 했다. 얼마나 살려고 노력했는지 모른다”며 “제가 그만두라고 했는데도 꿈이 있어서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그런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오요안나가 떠난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하루하루 피 끓는 시간 속에서 겨우겨우 살아내고 있다”며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힘겹지만 견디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MBC는 수년을 일했어도 프리랜서라고, 비정규직이라고 벌레만도 못하게 취급한다”며 “싸우면서 알았다. 방송 미디어 산업의 수많은 청년이 우리 요안나처럼 고통받고 있었다. 1주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고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해달라”고 했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 엔딩크레딧', '직장갑질119' 등 시민단체 43곳은 이날 MBC 앞에 고인의 영정이 놓인 분향소를 마련했다. 이들은 MBC 사장의 공식 사과와 기상캐스터의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인의 1주기인 오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추모 문화제도 열린다.

한편, 2021년 MBC에 입사한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올해 초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동료 기상캐스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약 2750자)의 분량의 유서를 발견,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요안나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근로기준법상 프리랜서라 법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MBC는 해당 조사 결과에 따라 기상캐스터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으나 괴롭힘 의혹에 거론된 다른 기상캐스터들과는 재계약했다.

유족은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故 오요안나.  연합뉴스
故 오요안나. 연합뉴스

#MBC #기상캐스터 #단식농성 #오요안나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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