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외무성 부상, "핵은 포기 불가…주권·생존권과 직결" 발언
미국·동맹국 군사훈련을 핵 보유 명분으로 제시
2018년 이후 첫 고위급 연설로 국제사회에 입장 과시  |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이 제80차 유엔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UN Web TV 갈무리) 뉴스1 |
[파이낸셜뉴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29일(현지시간) 제80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우리는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이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비핵화 불가 입장을 국제무대에서 재확인한 것이다.
김 부상은 "우리에게 비핵화를 하라는 것은 곧 주권을 포기하고 생존권을 포기하며 헌법을 어기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회의 시작 며칠 전까지도 미국과 동맹 세력은 핵전쟁 연습을 선동하며 한반도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켰다"며 핵 보유를 한미일에 맞선 '자위권'으로 합리화했다.
그는 또 "미국과 동맹국들의 가중되는 침략 위협에 정비례해 우리의 물리적 전쟁 억제력이 강화됐다"면서 "그 결과 적국들의 전쟁 도발 의지가 억제되고 한반도 지역에서 힘의 균형이 보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을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할 경우 체제와 이념의 차이에도 대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자주, 평화, 친선은 북한의 변함없는 대외정책 이념"이라며 "침략과 간섭, 지배와 예속을 반대하고 자주와 정의를 지향하는 모든 나라와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 다방면 교류·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 의지를 수차례 밝힌 가운데 나왔다. 김 위원장 역시 최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버리고 현실을 인정해 진정한 평화 공존을 원한다면 우리도 마주 앉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북한은 2014∼2015년 리수용 당시 외무상, 2016∼2018년 리용호 당시 외무상을 파견했으나 '하노이 노딜' 이후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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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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